노트북 바탕화면에 office.bat, home.bat 두 개를 놓고 사는 사람이 아직도 많습니다. 사무실에 도착하면 office.bat을 관리자 권한으로 실행해서 고정 IP를 박고, 퇴근해서 집에 오면 home.bat으로 DHCP로 되돌리는 방식이죠.
:: office.bat — 15년째 대물림되는 그 파일
netsh interface ip set address name="이더넷" static 10.10.20.55 255.255.255.0 10.10.20.1
netsh interface ip set dns name="이더넷" static 10.10.10.10
이 방식은 Windows XP 시절에는 정답에 가까웠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Windows 11이 네트워크(SSID)별로 IP 설정을 따로 기억해 줍니다. 사무실 Wi-Fi에 붙으면 고정 IP, 집 공유기에 붙으면 DHCP — 손 대는 것 없이 자동으로 전환됩니다.
문제는 이 기능이 기존에 어댑터에 직접 박아 놓은 수동 설정과 충돌한다는 점입니다. 그래서 “설정했는데 안 되던데요?”라는 후기가 그렇게 많습니다. 이 글은 초기화 → 설정 → 검증 순서로, 실제로 동작하게 만드는 것까지 다룹니다.
30초 요약
| 상황 | 답 |
|---|---|
| 사무실·집 모두 Wi-Fi로 접속한다 | 알려진 네트워크 관리에서 SSID별 IP 지정 → 완전 자동 |
| 사무실은 유선 + DHCP 서버가 아예 없다 | TCP/IPv4 대체 구성 탭 → 자동 폴백 |
| 사무실은 유선인데 DHCP도 돌아간다 | 대체 구성으로는 안 됨 → DHCP 예약이 정답 |
| 고정 IP가 필요한 이유가 “서버 접근 허용 목록” | 클라이언트가 아니라 공유기·DHCP 서버에서 MAC 예약 |
| 예전 bat·수동 설정 흔적이 남아 있다 | 아래 0단계 초기화부터. 안 하면 십중팔구 안 됨 |
왜 bat 파일을 졸업해야 하나
netsh 스크립트가 나쁜 도구라서가 아닙니다. 운영 비용이 계속 나가기 때문입니다.
- 실행을 잊으면 그 순간 네트워크가 먹통. 회의실 들어가서 화면 공유 안 되는 이유의 절반은 이것입니다.
- 매번 관리자 권한(UAC). 잠금 해제하고, 예 누르고, 검은 창 뜨고.
- 인터페이스 이름 하드코딩.
name="이더넷"은 도킹 스테이션을 바꾸거나 USB 랜을 꽂는 순간이더넷 3이 되어 조용히 실패합니다. - IPv6·DNS·프록시가 따로 논다. 스크립트는 대개 IPv4만 건드리고, 나머지 잔재가 남아 이상한 증상을 만듭니다.
- PC를 바꾸면 처음부터 다시.
반면 프로필 방식은 네트워크에 연결되는 순간 Windows가 알아서 적용합니다. 사용자가 할 일이 없습니다.
0단계: 기존 수동 설정 초기화 (이 글의 핵심)
이 단계를 건너뛰지 마세요
어댑터 속성(TCP/IPv4)에 직접 넣은 고정 IP는 어느 네트워크에 접속하든 무조건 적용되는 전역 설정입니다. 이게 남아 있으면 SSID별 IP 설정이 무시되거나, 집에서도 사무실 IP가 그대로 유지돼 인터넷이 안 됩니다. 반드시 먼저 비워야 합니다.
1) 지금 상태 진단
명령 프롬프트나 PowerShell을 열고(관리자 권한 불필요):
# 인터페이스 이름 확인 — 아래 명령들에 그대로 쓸 이름입니다
netsh interface show interface
# 어댑터별 IP 구성 한눈에 보기
netsh interface ip show config
# DHCP 사용 여부 확인
ipconfig /all
ipconfig /all 출력에서 DHCP 사용 . . . : 아니요 로 나오는 어댑터가 있다면, 그게 예전에 수동으로 박아 둔 설정입니다. netsh interface ip show config 출력의 DHCP 사용: 아니요 / 정적으로 구성된 DNS 서버 항목도 같이 확인하세요.
초기화하기 전에 사무실 IP·서브넷·게이트웨이·DNS를 메모해 두세요. 잠시 후 SSID별 설정에 그대로 입력해야 합니다. 지우고 나서 “그 IP가 뭐였더라” 하면 곤란해집니다.
2) 어댑터를 DHCP로 되돌리기
GUI로: 설정 → 네트워크 및 인터넷 → Wi-Fi(또는 이더넷) → IP 할당 옆 [편집] → 자동(DHCP) → 저장. DNS 서버 할당도 마찬가지로 자동으로.
명령으로(관리자 권한):
netsh interface ip set address name="Wi-Fi" source=dhcp
netsh interface ip set dns name="Wi-Fi" source=dhcp
netsh interface ip set address name="이더넷" source=dhcp
netsh interface ip set dns name="이더넷" source=dhcp
ipconfig /flushdns
가상 어댑터(VMware, Hyper-V, WSL, VPN)는 건드리지 마세요. 물리 Wi-Fi·이더넷만 대상입니다.
3) bat 파일이 남긴 잔재 청소
예전 스크립트는 IP만 바꾸지 않았습니다. 같이 확인할 것들:
# 영구 정적 라우트 (route -p 로 추가된 것들)
route print
route delete 10.10.0.0 # 필요한 것만 골라서 삭제
# 시스템 프록시 (사내망 프록시를 스크립트로 넣어 뒀다면)
netsh winhttp show proxy
netsh winhttp reset proxy
# 잘못된 설정이 저장된 Wi-Fi 프로필 통째로 삭제 후 재접속
netsh wlan show profiles
netsh wlan delete profile name="OFFICE-WIFI"
C:\Windows\System32\drivers\etc\hosts에 사내 서버를 박아 둔 흔적도 이 김에 확인하면 좋습니다.
4) 그래도 이상하면 TCP/IP 스택 초기화
여기까지 해도 설정이 안 먹거나 재부팅하면 되돌아간다면:
netsh winsock reset
netsh int ip reset
# 재부팅 필요
이 두 명령은 저장된 Wi-Fi 비밀번호를 지우지 않습니다. Winsock 카탈로그와 TCP/IP 레지스트리 키를 기본값으로 되돌릴 뿐이라, 비교적 안전한 선택지입니다.
5) 최후의 수단: 네트워크 초기화
설정 → 네트워크 및 인터넷 → 고급 네트워크 설정 → 네트워크 초기화 → 지금 다시 설정.
네트워크 초기화의 대가
모든 네트워크 어댑터를 제거 후 재설치합니다. 저장된 Wi-Fi 네트워크와 비밀번호, VPN 프로필, Hyper-V 가상 스위치, 모든 수동 IP 설정이 사라집니다. 사내 VPN 클라이언트는 재설치가 필요할 수 있습니다. 4단계까지 시도한 뒤에도 해결되지 않을 때만 쓰세요. 약 5분 뒤 자동 재부팅됩니다.
1단계: Wi-Fi — 알려진 네트워크 관리에서 SSID별 IP 지정
여기가 본론입니다. Windows 11은 저장된 Wi-Fi 프로필마다 IP 설정을 따로 보관합니다.
- 설정 → 네트워크 및 인터넷 → Wi-Fi
- 알려진 네트워크 관리 클릭
- 고정 IP를 쓸 사무실 SSID를 선택
- IP 할당 옆 [편집]
- 드롭다운을 자동(DHCP) → 수동으로 변경
- IPv4 토글을 켜고 입력:
- IP 주소:
10.10.20.55 - 서브넷 마스크:
255.255.255.0(빌드에 따라 “서브넷 접두사 길이”로 표시되면24입력) - 게이트웨이:
10.10.20.1 - 기본 설정 DNS / 보조 DNS: 사내 DNS
- IP 주소:
- 저장
집·카페 SSID는 아무것도 하지 않습니다. 기본값인 자동(DHCP) 그대로 두면 됩니다.
이제 끝입니다. 사무실 Wi-Fi에 붙으면 고정 IP, 집에 오면 DHCP. bat 파일도, UAC 창도 없습니다.
주의: 프로필을 정확히 고르세요
알려진 네트워크 목록에서 엉뚱한 프로필을 수정하면 지금 쓰는 네트워크에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습니다. 현재 연결된 네트워크를 수정하면 저장 즉시 적용되고, 다른 프로필을 수정하면 다음에 그 네트워크에 접속할 때 적용됩니다.
같은 화면에서 함께 손보면 좋은 것들
프로필 상세 화면에는 IP 말고도 유용한 스위치가 있습니다.
| 항목 | 사무실 SSID | 집·카페 SSID |
|---|---|---|
| 자동으로 연결 | 켬 | 카페는 끄는 쪽을 권장 |
| 네트워크 프로필 유형 | 개인 (사내 공유·검색 필요 시) | 카페는 반드시 공용 |
| 임의 하드웨어 주소 | 끔 | 켬 (프라이버시) |
| 종량제 연결 | 끔 | 테더링이면 켬 |
| DNS over HTTPS | 사내 DNS면 끔 | 켜면 DNS 도청 방지 |
임의 하드웨어 주소(랜덤 MAC)가 진짜 범인일 때가 많습니다
사내 네트워크가 MAC 주소 기반 DHCP 예약이나 NAC(접속 인증)를 쓴다면, 랜덤 MAC이 켜져 있는 순간 매번 다른 기기로 인식됩니다. “회사 와이파이만 자꾸 인증이 풀린다”의 단골 원인입니다. 사무실 SSID에서는 꺼두세요.
2단계: 유선(이더넷) — 대체 구성 탭
유선은 사정이 다릅니다. 이더넷의 IP 설정은 SSID 같은 식별자가 없어 어댑터 단위로만 저장됩니다. 그래서 Wi-Fi처럼 깔끔하게 되지 않습니다.
대신 오래된, 그러나 여전히 유효한 기능이 있습니다. 대체 구성(Alternate Configuration) 입니다.
설정 방법
- 제어판 → 네트워크 및 공유 센터 → 어댑터 설정 변경
(또는
Win + R→ncpa.cpl) - 이더넷 어댑터 우클릭 → 속성
- 인터넷 프로토콜 버전 4(TCP/IPv4) 선택 → 속성
- 일반 탭이 “자동으로 IP 주소 받기” 상태인지 확인 → 이때만 위쪽에 [대체 구성] 탭이 나타납니다
- 대체 구성 탭 → 사용자 구성 선택 → 사무실 IP·서브넷·게이트웨이·DNS 입력 → 확인
동작 원리와 한계
DHCP 서버를 찾지 못하면(약 60초 타임아웃) Windows는 APIPA(169.254.x.x) 대신 대체 구성에 적어둔 고정 IP를 적용합니다. DHCP가 있는 집·카페에서는 평소대로 DHCP를 받고요.
대체 구성이 통하지 않는 경우
대체 구성은 DHCP 서버가 응답하지 않을 때만 발동하는 폴백입니다. 사무실에 DHCP 서버가 돌아가는데 “정책상 나는 고정 IP를 써야 한다”면 대체 구성은 영원히 발동하지 않습니다. 두 개의 IP를 동시에 쓰는 기능도 아닙니다. 또한 DHCP 타임아웃 때문에 연결까지 최대 1분 정도 걸릴 수 있습니다.
이 경우의 정답은 클라이언트가 아니라 서버 쪽에 있습니다. 아래 “진짜 해법”을 보세요.
3단계: 검증
설정만 하고 끝내면 안 됩니다. 네트워크를 실제로 바꿔가며 확인하세요.
# 현재 어댑터 구성 요약
Get-NetIPConfiguration -InterfaceAlias "Wi-Fi"
# DHCP 사용 여부만 콕 집어서
Get-NetIPInterface -InterfaceAlias "Wi-Fi" -AddressFamily IPv4 | Select-Object InterfaceAlias, Dhcp
# 게이트웨이까지 실제로 통하는지
Test-NetConnection 10.10.20.1
검증 시나리오는 이렇게:
- 사무실 Wi-Fi 접속 →
ipconfig로 고정 IP 확인,DHCP 사용: 아니요 - 집 Wi-Fi(또는 폰 핫스팟)로 전환 →
ipconfig로 DHCP IP 확인,DHCP 사용: 예 - 다시 사무실 Wi-Fi → 고정 IP로 자동 복귀되는지 확인
3번까지 통과해야 진짜 끝난 겁니다. 2번에서 사무실 IP가 그대로 남아 있다면 0단계 초기화가 덜 된 것입니다. 어댑터 속성에 아직 수동 IP가 박혀 있는지 다시 확인하세요.
진짜 해법: DHCP 예약
한 걸음 물러서서 볼 필요가 있습니다. 왜 사무실에서 고정 IP가 필요한가요?
대부분은 이런 이유입니다.
- 서버·DB 접근 허용 목록(방화벽 화이트리스트)에 내 IP가 등록돼 있어서
- 라이선스 서버가 IP로 기기를 식별해서
- 개발용 포트를 동료가 내 IP로 접속해야 해서
이 세 가지 모두 DHCP 예약(DHCP Reservation) 으로 해결됩니다. 공유기나 사내 DHCP 서버에서 내 MAC 주소에 특정 IP를 고정 배정하는 방식입니다.
| 구분 | 클라이언트 고정 IP | DHCP 예약 |
|---|---|---|
| 설정 위치 | PC마다 | 공유기·DHCP 서버 한 곳 |
| PC 설정 | 네트워크마다 다르게 | 어디서든 자동(DHCP) 그대로 |
| IP 충돌 위험 | 있음 (누가 이미 쓰는 IP를 박으면) | 없음 (서버가 관리) |
| PC 교체·재설치 | 다시 설정 | MAC만 등록하면 끝 |
| 유선·무선 구분 | 각각 설정 | 각각의 MAC 등록 |
이게 되는 환경이라면 1·2단계가 아예 필요 없습니다
PC는 전 구간 DHCP로 두고, IP 고정은 서버가 책임집니다. 노트북 설정은 어디서든 손댈 것이 없어집니다. 사내 인프라 담당자에게 “제 노트북 MAC에 IP 예약 걸어주세요”라고 요청하는 편이, bat 파일 두 개를 관리하는 것보다 훨씬 빠릅니다. 요청할 때는 유선·무선 MAC을 둘 다 알려주세요 (ipconfig /all의 “물리적 주소”).
자주 겪는 문제
| 증상 | 원인 | 해결 |
|---|---|---|
| SSID별로 설정했는데 집에서도 사무실 IP가 유지된다 | 어댑터 속성에 전역 고정 IP가 남아 있음 | 0단계 2)로 어댑터를 DHCP로 복귀 |
| 재부팅하면 설정이 원래대로 돌아간다 | TCP/IP 스택 손상, 서드파티 VPN·보안 프로그램 간섭 | netsh winsock reset + netsh int ip reset 후 재부팅 |
| [대체 구성] 탭이 안 보인다 | IPv4가 “다음 IP 주소 사용”(수동)으로 설정됨 | 일반 탭을 “자동으로 IP 주소 받기”로 변경 |
| 회사 Wi-Fi에서만 인증이 자꾸 풀린다 | 임의 하드웨어 주소(랜덤 MAC) 켜짐 | 해당 SSID 프로필에서 끄기 |
| 유선 연결이 1분쯤 걸린다 | 대체 구성의 DHCP 타임아웃 대기 | 정상 동작. 급하면 DHCP 예약으로 전환 |
| 도킹 스테이션을 바꾸니 스크립트가 실패한다 | 인터페이스 이름이 이더넷 3 등으로 바뀜 | 이름 하드코딩 방식(bat) 자체를 폐기 |
| IP는 맞는데 인터넷만 안 된다 | DNS가 사내 DNS로 고정된 채 남음 | DNS 서버 할당도 자동(DHCP)으로 |
유선 네트워크가 두 개 이상이라면
사무실 유선과 데이터센터 유선을 오가는 것처럼 유선 네트워크가 여러 개라면, 대체 구성 하나로는 부족합니다. 이때는 순서가 이렇습니다.
- 1순위 — DHCP 예약. 양쪽 네트워크 모두 예약을 걸면 PC는 무설정.
- 2순위 — USB 유선 어댑터 분리 사용. 어댑터가 다르면 IP 설정도 따로 저장됩니다.
- 3순위 — 이벤트 트리거 자동화. 작업 스케줄러에서
Microsoft-Windows-NetworkProfile/Operational로그의 네트워크 연결 이벤트를 트리거로 PowerShell 스크립트를 실행하는 방식입니다. 결국 스크립트를 쓰긴 하지만, 사람이 실행을 기억할 필요가 없다는 점에서 bat 수동 실행보다는 낫습니다.
3번은 관리 부담이 있으니, 가능하면 1번으로 밀어붙이는 편을 권합니다.
정리
- Wi-Fi는 알려진 네트워크 관리에서 SSID별로 IP를 저장하면 자동 전환됩니다. 이게 정석입니다.
- 유선은 대체 구성으로 폴백을 걸 수 있지만, DHCP 서버가 없는 네트워크에만 통합니다.
- 무엇을 하든 먼저 어댑터의 수동 설정을 비우세요. 안 되는 사례의 대부분이 여기서 갈립니다.
- 애초에 고정 IP가 필요한 이유가 “서버가 내 IP를 알아야 해서”라면, DHCP 예약이 클라이언트 설정 전부를 없애줍니다.
바탕화면의 office.bat, home.bat은 이제 지워도 됩니다.